우리 집 창문에 은이 들었다고?

작성일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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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의 단열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창이다. 벽면에는 단열재를 넣어 열 에너지의 유ㆍ출입을 막지만, 유리는 그렇게 못한다.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에 벽과 창에 손을 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유리는 벽에 비해 겨울에는 생각보다 차갑고, 여름엔 뜨겁다. 창의 유리를 통해 열이 쉽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따른 건축물 단열성능 법규 강화로 2012년부터 창호에너지 효율등급제가 시행됐다. 고단열 로이유리의 보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 때부터다.

로이유리의 로이는 영어 ‘낮은 방사율(Low Emissivity)’의 줄임말이다. 방사율이 낮다는 의미는 원적외선을 반사해낸다는 뜻이다. 로이유리는 실외로 빠져나가려 하는 원적외선을 실내로 반사시켜 열 에너지가 외부로 방출되지 못하도록 막아 실내가 따뜻함을 유지하게 한다. 일반 판유리 대비 에너지 절감 효과는 50%에 달한다.

로이유리의 단열 효과 속에 숨은 비밀은 바로 ‘은’이다. 로이유리는 일반 유리에 은 박막을 코팅해서 만든다. 은이 로이유리의 핵심 소재가 된 이유는 전도성이 좋으면서 가격 수준이 적당하고, 색상 구현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반사율과 색상 조절 등을 위해 로이유리에는 은 외에도 여러 가지 금속과 세라믹 소재가 여러 층의 얇은 막 구조로 코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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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유리는 주거용과 상업용 등 건축물의 용도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 주거용 로이유리에서 중요한 요소는 유리의 단열 성능과 가시광선 투과율이다. 주거용 건물은 저녁 시간대의 주 생활공간으로서 냉방보다 난방 효율에 초점을 두고, 깨끗한 조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상업용 로이유리의 핵심 요소는 태양열을 차단하는 차폐 성능과 유리의 색상이 꼽힌다. 상업용 건물은 낮 시간에 인구 유동이 많아 난방보다는 냉방 효율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태양열을 얼마나 잘 차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또 건물 외벽의 대부분을 유리가 차지하기 때문에 어떤 색상의 유리를 사용하느냐가 건물의 심미성을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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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전자 장치와 결합해 창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스마트 창호’ 개발이 한창이다. 과거엔 단열성, 기밀성, 수밀성, 내풍압성, 방음성 등 전통적인 5대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창이 발전해 왔다면, 미래엔 편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테면 핸들이나 유리에 디스플레이를 결합해 정보를 전달하는 창,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어도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환기 시스템을 갖춘 창, 유리나 블라인드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탑재한 창 등 다양한 형태의 창이 개발 중이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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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경준 / "우리 집 창문에 은이 들었다고?" / <한국일보>